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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생각난 것들/어쩌다 데이터

어쩌다 데이터 13 : 취업 시장에서 매력적인 데이터 프로젝트(1)

by 일말고프로젝트 2024. 1. 7.

0. 왜 이 글을 쓰는지

 

1) 데이터 부트 캠프

 
취업을 한지 한참은 지난 이 시점에서, 또 이직도 이미 한 시점에 이런 주제로 글을 쓰는 이유는 2가지다.
먼저 개인적으로 멘토로 활동하고 있는 데이터 분석가 부트 캠프에서 수강생 분들과 상담을 하다보면 이러한 형태의 질문을 많이 받는다.
 

"OO 데이터로 XX 분석을 해보고 있는데, 면접에서 도움이 될까요?"
"데이터 분석가는 어떤 분석 경험을 쌓아야 하나요?"
"분석가는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구성해야할까요?"

 
 
이런 취업에 도움이 될만한 프로젝트 질문을 많이 받고 있는데, 각 질문의 답은 세부적으로 다르지만 결국 말하고자 하는 바는 같았다.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데이터 분석 경험이 중요합니다."
 
하지만, 설명이 둔탁해서인지 아니면 원하던 답변이 아니어서인지 왜 문제의식이 중요한지 제대로 설득하지 못한 경우가 꽤 있었다. 스스로도 만족스럽지 못했던 것 같다. 이에 조금은 정교하게 다듬어 보려고 한다.
 

2) 기획 자문

 
작년부터 한 IT 교육 스타트업과 데이터 강의 콘텐츠를 협업해 제작하고 있는데, 이번에 데이터 분석가 부트 캠프를 제작하는데 기획 자문을 하게 되었다. 컨셉 셋업 단계에선 면접관 경험과 분석가 실무에 대해 공유하는 정도로 참여 했지만, 이후 프로젝트를 설계하는 과정에서  '취업에 도움 될만한 프로젝트'를 수강생들이 경험할 수 있도록 프로젝트 데이터와 분석 방법론에 대해 문의를 받았다.
이런 고민들을 해오지 않은 건 아니지만, 부트 캠프라는 긴 호흡의 커리큘럼을 짜야 한다는 부담감과 아직 스스로 '취업에 도움 될만한 프로젝트'에 대해 정리가 되지 않아 고민 끝에 자문을 고사하게 되었다. 이제껏 문제의식이 데이터 분석 경험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왔지만 정작 취준생 입장에서 그 문제의식을 담은 프로젝트를 어떻게 경험할 지를 생각해보니 차원이 다른 문제였다. 이에 이 부분을 정교하게 다듬어 보려 한다.
 

1. 데이터 프로젝트에 대한 인식 변화

 
먼저 내가 데이터 프로젝트에 대해 지난 5년간 어떻게 생각해왔고 어떻게 변해왔는지 적어보려 한다.
 

1) 취준생

 
취업에 가장 포커싱 해서 데이터 프로젝트를 준비했던 시기다. 그 중 구체적인 결과값과 액션에 중점을 두고 어필했다. 구체적인 결과값을 이야기 하기 위해선 before와 after를 비교해야 했고, 자연스럽게 before, 즉 문제 상황에 대한 서술이 필요했다. 또한 액션을 설명하기 위해서도 어떤 문제 상황이었는지를 이야기해야 했고, 이 문제가 무엇이었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어떤 분석이 진행됐으며 그 분석 결과를 이 문제에 비추어 본다면 이런 의미였다고 서술해 나갔다. 결과론적일 순 있지만 면접에서 가장 질문을 많이 받은 것도, 또 면접관과 대화가 이어진 경험도 모두 저런 구성을 가진 경험이었으니 꽤나 유효했다고 생각한다. 실무를 해보면서도 오히려 문제부터 출발해 결과와 액션을 도출하는 구성을 염두하며 일하기가 어렵지 꽤나 이상적인 프로젝트 구조인 것 같다.
 

2)  현업

 
다양한 프로젝트를 경험했지만 기술 자체에서 출발한 프로젝트가 많았다. 딥러닝, 머신러닝 등 SOTA 기술에 흠뻑 빠져있었던 때라 어떻게든 실무에서 써보고 싶어 다양한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정말 Official하게 진행한 것도 있지만 TOY 프로젝트처럼 가능성을 타진해봤던 프로젝트가 많았다. 이렇게 특정 방법론에서 출발한 프로젝트는 문제가 많았다. 사실 문제가 있었다기 보다는 한계가 뚜렷했다. 애초에 어떤 실무적 문제를 풀기 위한 프로젝트가 아니라 이 기술을 적용하고 싶은데 얼추 끼워 맞출 수 있는 프로젝트 주제를 찾아서 진행하다 보니 fit하지 않거나 삐그덕 거릴 때 피벗하거나 다른 방법을 시도해보기가 어렵다. 이 과정에서  특히 팀원들이나 동료들을 설득하는데 문제가 많았다. 왜 이 기술이 지금 필요한 지 또 얼마나 대단한지, 이 과정에선 어떤 작업 중인지를 설명하는데 쉽지 않았던 것 같다. 이런 속사정을 알아차리는데도 많은 경험 끝에 간신히 생각해볼 수 있었다. 기술을 적용해볼 목적의 프로젝트는 방향성을 잃기 쉬우며 팀원들을 설득하기가 어려웠다. 
 

3) 면접관

 
'면접에서 매력적인 프로젝트'를 처음으로 알아차리게 되었다. 생각보다 어렵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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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ject-notwork.tistory.com

 
여기 서술했지만 짧게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고민의 흔적이 느껴지는 프로젝트 경험은 눈에 띄고 반갑다"

 
고민의 흔적이 문제의식에서 느껴지든, 데이터 수집, 전처리, 모델링, 결과 해석, 액션 어느 단계에서든지 느껴지기만 하면 그 경험은 도드라졌다. 반대로 고민의 흔적이 없는 경험은 아주 스무스했다. 서사적인 단계를 밟아 결과까지 안착해버린다. 그럼 자연스럽게 머릿속엔 아무런 질문이 떠오르지 않고, "그렇구나.."하게 된다. 이와 동시에 '정말 저 모델을 쓰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었을까?' 등의 약간의 의구심이 떠오를 뿐이다. 반면 고민의 흔적은 질문할 지점을 만들어줘서 반갑다. 설사 그 고민의 결론이 틀렸더라도 한 번더 물어볼 마음이 생기고 또 배운 점이 뭔지 궁금해진다. 이런 면접관 경험을 통해 결국 매력적인 프로젝트는 고민한 흔적이 있는 프로젝트라는 소결론을 가지게 되었다.
 

4) 이직

 
이직을 하며 실무에서 경험했던 프로젝트를 정리하고 이곳 저곳 인터뷰를 하며 느낀 건 처음부터 끝까지 완결성 있는 프로젝트 경험을 높게 산다는 점이었다. 분명 경력 면접이긴 했지만 데이터 분석의 여러 단계에서 제일 궁금해하는 부분은 문제 의식이었다. 그 프로젝트는 어떻게 시작했는지, 또 그 문제의식은 본인이 생각한 건지, 본인이 생각한 문제 의식이라면 어떻게 팀원들 혹은 클라이언트를 설득했는지를 집요하게 물어봤다. 나도 생각해보니 내가 시작해 끌고간 프로젝트는 몇 개 없었지만, 확실히 그런 프로젝트는 주어진 주제로 시작한 프로젝트와 결이 달랐다. 결국 문제의식을 갖고 주도적으로 프로젝트를 이끌 어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을 뽑고 싶었던 것 같다.
 

2. 정리

 
정리하면 내가 생각한 잘 팔리는 데이터 프로젝트는 '문제의식을 갖고 고민해 본 프로젝트'다. 실무 입장에서 이 화두를 가지고 일하는 건 어렵지만 불가능하진 않다. 오히려 이렇게 시작해야 결론까지 끌고가기가 쉬운 것 같다. 그렇다면 취준생 입장에서 이런 프로젝트는 어떻게 경험할 수 있을까? 문제의식을 가지는 분야나 주제는 어떻게 찾고, 또 그 고민의 수준과 깊이는 어느정도까지 내려갈 수 있을까?
 
다음 편에 정리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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