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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생각난 것들/어쩌다 데이터

어쩌다 데이터7 : 데이터 분석 직군(신입) 면접관 후기

by 일말고프로젝트 2021. 7. 1.

 

0. 들어가며 

 

신기하게 저번 글을 쓰고난 바로 다음주에 좋은 기회가 생겼다. 

 

2021.05.20 - [그냥 생각난 것들/어쩌다 데이터] - 어쩌다 데이터6 : 취업 멘토링 후기

 

어쩌다 데이터6 : 취업 멘토링 후기

0. 어쩌다 멘토링 어쩌다 보니 한 취업 컨설팅사에서 진행하는 취업 멘토링 프로그램에 멘토로 참여하게 되었다. 직무별로 현직자들에게 실제 업무 내용, 취업 시 도움이 됐던 경험, 기본 스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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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 멘토링을 진행하며 다시금 취준 생활을 돌아보고 또 데이터 커리어에 대해 고민해보며 언젠가 면접관 체험(?)을 해보고 싶다는 글을 썼었는데 생각보다 빨리 기회가 찾아왔다.

 

아주 감사하게도 면접관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다. 현재 직장에서 데이터 컨설팅을 진행했던 회사(클라이언트)에서 면접관으로 참여해줄 수 있냐는 제안을 받았다. 데이터 분석 신입 채용이었고, 역량 테스트를 위한 간단한 코딩 테스트 문제도 출제했다. 진행한 면접은 최종면접이었고, 채용 요청 팀의 매니저님과 함께 면접에 들어가 난 데이터 역량 검증 역할을 담당했다. 지원자가 아니라 면접관으로 면접에 참여해보니 역시나 여러모로 생각해 볼 거리들이 많았다. 

 

내가 왼쪽..이었을듯

 

1. 누구에게 관심이 가는지

 

  1) 서사 나열이 아닌 고민의 계단

 

 이전 데이터 취업 멘토링 때도 강조했지만 확실히 면접관으로 임해보니 좀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면접에서 지원자분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 얼마나 거대한 데이터 프로젝트를 경험했건, 또 엄청난 성과를 뽑아낸 분석을 경험했건 그 프로젝트의 과정보다 고민한 지점에 더 관심이 갔다는 것이다. 

 

  지원한 모든 분들이 화려한 데이터 프로젝트 경험을 써주셨다. 단순 개인 프로젝트가 아닌 기업, 기관, 국가 데이터 프로젝트를 경험하며 꽤나 규모있는 데이터 분석 경험들을 제시해 주셨다. 하지만 프로젝트 경험을 들으며 "정말 저 어려운 분석을 저렇게 쉽게 결과로 뽑아낼 수 있었을까?" 라는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나 뿐만 아니라 함께 참여한 선임 매니저님께서도 계속해서 프로젝트 중간중간마다 어떤 어려움이 있었는지에 대해 꼬리 질문을 던지셨다. 하지만 과정마다 특정 분석 기법, 패키지, 시각화 도구 등으로 해결해 나갔다는 서사적인 답변은 무언가 찝찝함이 남았다. 오히려 막혔던 부분에서 어떤 고민을 했고, 그 고민 끝에 어떤 이유로 특정 패키지를 선택했다는 고민의 흔적을 짚어주는 답변은 공감과 흥미를 동시에 얻어갔던 것 같다.

 

그 고민이 비록 틀렸더라도(정답이 아닌 방법의 접근) 고민의 흔적이 분명히 차별화된 분석을 만들어 내는 경우가 많았다. 꼭 그 고민이 어떠한 고급 패키지에 관한 수학적인 원리, 연산 속도 문제 같은 어려운 차원의 것이 아니어도 괜찮았다. 데이터 전처리 할 때 변수를 어떻게 처리했고 왜 그렇게 처리했는지, 초기 데이터는 어디서 끌어왔고 추가 데이터를 탐색했는지에 대한 고민도 충분히 흥미로웠고, 그 과정에서 충분한 공감을 이끌어냈다. 결국 서사를 읊는 것보다 고민의 계단을 보여주는 게 더 잘 팔리는 스토리텔링이 되지 않았나 싶다.

 

2) 튼튼한 기초 데이터 핸들링 실력

 

참여한 채용의 모집 직군은 신입 데이터 분석가 직무로 매출, 고객 데이터를 분석해 비즈니스 인사이트를 도출해 내는 업무를 맡을 예정이었다. 전형적인 데이터 분석가 직무인만큼 데이터 핸들링 역량과 시각화 역량,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필요로 했다. 때문에 간단한 테이블 결합 문제와 이에 따른 해석 문제를 출제했다. 정말 현업의 입장으로 쉽다는 게 아니라 프로그램 문법 기초와 간단한 JOIN문을 활용 할 줄 알면 쉽게 풀 수 있는 문제로 출제했고, 편의에 따라 R, SQL, 파이썬 모두 활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3문제 모두 풀어낸 분이 10%도 안되었다. 못 푼 분들에게도 어떻게 접근했는지, 어느 부분에서 막혔는지 모두 여쭤봤지만 대부분 풀지 못한 분들은 접근 방법을 모르시거나 오히려 더 어려운 접근을 하다 시간을 보내신 분들이 많았다. 개인적으로 의아했던 건 지원자분들의 각자의 데이터 프로젝트 경험 중에 이정도의 SQL문을 쓰지 않았을리가 없었을텐데, 단순한 데이터 핸들링을 하지 못했다는 점이다. 모두 파이썬, SQL. R 등으로 대용량 데이터를 활용해 전처리, 모델링, 시각화까지 포함된 프로젝트를 경험하셨지만 간단한 데이터 핸들링에 미숙한 모습을 보였다는 게 납득하기 어려웠다.

 

2. 어떤 사람과 일하고 싶은지

 

1) 같이 고민할 수 있는 사람

 

역량적인 측면이 아니라 캐주얼적으로 어떤 사람과 일하고 싶은지 생각해보았다. 지금 내가 하는 업무에서 생각해보니 당연히 같이 고민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답이 없는 상황에서 함께 고민해 최선을 찾는 과정에서도 필요하지만 여러 데이터 품질 이슈를 해결하고, 데이터 정책을 수립하고, AD-HOC을 수행하며 클라이언트를 상대할 때에도 함께 고민하고 가장 좋은 결과를 고민하는 사람과 일하고 싶었다. 그런 사람들을 찾고 싶다보니 지원자분들의 고민의 흔적이 반가웠던게 아닌가 싶다. 

 

2) 내가 팀을 꾸린다면

 

면접관으로 참여하면서 지원자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같이 일하는 모습을 그려볼 수 있었다. 물론 기업에서 진행하는 정형화된 채용 과정이었기 때문에 팀의 비전이나 추구하는 방향에 대한 생각을 할 순 없었다. 하지만 제 3자로서가 아닌 만약 내가 이끄는 팀의 동료를 뽑는 과정이라 생각하니 꼬리를 물고 생각이 이어졌다.

 


난 어떤 사람과 같이 일하고 싶나?

 

내가 하고 싶은 일은 어떤 일인가?

 

그 일을 하기 위해선 뭐가 필요할까?

 

난 그 일에서 뭘 할 수 있는가?

 

나머지 부분은 어떤 사람이 맡아줘야 할까?

 

 

수동적으로 일하면서 잊어버리기 쉬운 생각들을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었다. 회사에서 주어진 일들을 해내면서 난 어떤 일을 하고 싶은지, 또 그 일을 위해선 무엇이 필요한지 진득하게 생각해볼 수 있었고, 또 그 준비들을 다시 돌아볼 수 있었다. 생각해 정리한 내용도 다른 글에 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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